🎬 영화 속 마음을 읽다
“다르다는 건 틀린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이다.”
— 《하나 그리고 둘》(2000)

“통합이란, 하나로 만드는 게 아니라
다름을 품고 견디는 것이다.”
🧠 이론 배경
- 심리학에서 말하는 ‘포용(tolerance)’은 감정의 동의가 아니라, 존재의 수용을 말한다.
-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도 함께 살아가야 하며, ‘동의’하지 않는 상대를 품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이때 필요한 건 공감보다도 ‘견딤의 지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통합이다.
🎥 영화 장면 설명
《하나 그리고 둘》은 대만 타이베이의 한 가족 이야기다.
이 가족은 각자 다른 문제를 겪는다.
가장 NJ는 회사를 그만두고 허탈한 하루를 보내고,
아내 민민은 신흥 종교 모임에 빠져 현실과 거리감을 느낀다.
딸 팅팅은 친구의 연애 문제에 얽히며 방황하고,
어린 아들 양양은 늘 혼자 사진을 찍으며 어른들을 조용히 관찰한다.
이 가족은 명확한 갈등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큰 싸움도 없고, 극적인 화해도 없다.
대신, 서로를 모른 채 스쳐 가고, 어긋나고, 외면한다.
NJ는 아내의 정서적 공백을 채워주지 못하고,
팅팅은 누구에게도 완전히 기대지 못한 채 맴돈다.
아들 양양만이 조용히 질문한다.
“왜 우리는 앞을 보지만 뒤는 못 볼까요?”
그 말은 영화 전체를 꿰뚫는 상징처럼 들린다.
영화는 하나의 해답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인물은 자기 안에 갇혀 있고,
그 고요한 고립 속에서 작은 선택들을 해나간다.
누군가는 일상을 버텨내고,
누군가는 용서를 미뤄두며,
누군가는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다.
그 어떤 관계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족은 아침을 맞이하고, 식탁에 앉고, 다시 하루를 살아간다.
NJ는 딸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팅팅은 친구의 비밀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양양은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영화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간다.”
《하나 그리고 둘》은 ‘통합’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얼마나 많은 다름이 공존하고,
얼마나 많은 불완전함이 동시에 존재하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우리가 오늘 맞이하는 사회적 갈등,
정치적 의견 차, 세대 간의 거리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게 두는 일.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정말 배워야 할 감정은
‘포용’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있는 이 견딤의 태도일 것이다.
🔍 심리학과의 연결
- ‘통합’은 감정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름을 견디는 역량이다.
- ‘공존’은 상대를 이해해서가 아니라,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태도다.
- 정서적으로 불편한 상태를 받아들이는 능력은, 갈등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적 기술이다.
- 《하나 그리고 둘》의 가족 구성원들은 바로 그 ‘불편함을 품고 함께 있음’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다름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
그 다름과 함께 숨 쉬는 것이다.”
💬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 당신은 지금, 어떤 다름과 함께 살고 있나요?
-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는 일이 버겁지는 않나요?
- 오늘, 그 다름을 품어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 다름을 없애는 게 통합이 아니다. 그 다름과 함께 숨 쉬는 것이 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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