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좋은 어른’의 모습들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상처 입은 영혼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좋은 어른'의 모습은 완벽하거나 대단한 성취를 이룬 사람이 아니라, 상처받고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다
목 차
1 박동훈 – 묵묵한 삶의 무게를 견디는 어른
2 삼형제 – 서로를 부둥켜안는 어른들
3 정희 – 모든 상처를 품어주는 따뜻한 어른
4 윤희 –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어른
5 지안의 할머니 – 사랑을 기억하는 어른
6 정희네 단골 손님들 – 평범한 삶을 함께 버티는 어른들
Ⅱ.《나의 아저씨》, 사랑이 아닌 더 깊은 연대를 그리다
1 "한번 안아봐도 돼요?" – 이지안의 질문이 의미하는 것
2 사랑이 아닌 ‘연대’의 이야기
1.《나의 아저씨》가 그린 진짜 어른의 모습
① 박동훈 – 묵묵한 삶의 무게를 견디는 어른
▶ 대표 장면: "이겨내는 거야. 버티는 게 이기는 거야.
" 박동훈(이선균)은 무뚝뚝하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삶에 치이면서도 끝까지 바른 길을 가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동훈이 이지안(이지은)에게 "이겨내는 거야. 버티는 게 이기는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이다. 이지안은 삶에 대한 희망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세상을 향한 불신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던 그녀에게, 동훈은 그 어떤 기대도 없이 손을 내민다. 돈을 주거나 직접적인 도움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밥을 먹고, 따뜻한 차를 건네고, "잘 지내니?"라고 묻는다. 그가 보여주는 ‘좋은 어른’의 모습은 거창한 조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묵묵히 옆을 지켜주며 버티는 법을 알려준다.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아니라, 혼자 설 수 있도록 조용히 곁에 머무르는 것이 동훈이 가진 어른의 방식이다.
②삼형제 – 서로를 부둥켜안는 어른들
▶ 대표 장면: 셋이서 막걸리를 마시며 "우리 형제 오래오래 같이 살자."
박동훈에게는 두 형, 상훈(박호산)과 기훈(송새벽)이 있다. 세 형제는 모두 인생이 순탄치 않다. 맏형 상훈은 사업에 실패해 빈털터리가 되었고, 막내 기훈은 영화감독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는 삼형제가 모여 막걸리를 마시며 "우리 오래오래 같이 살자."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삶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지만, 그들의 관계 속에는 따뜻한 유대감이 있다. ‘좋은 어른’이란 삶에서 성공하지 못해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③ 정희 – 모든 상처를 품어주는 따뜻한 어른
▶ 대표 장면: "여기선 뭐든 괜찮아."
정희(오나라)는 삼형제가 자주 찾는 정희네 술집 주인이다. 그녀는 과거 연인을 잃은 아픔을 품고 살지만, 손님들에게는 늘 따뜻한 품을 내어준다. 특히 "여기선 뭐든 괜찮아."라는 대사는 정희의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준다. 실수해도, 울어도, 속상해해도 괜찮다는 그녀의 한마디는 술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좋은 어른이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정희를 통해 깨닫게 된다.
④ 윤희 –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어른
▶ 대표 장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박동훈의 아내 윤희(이지아)는 동훈을 배신하고 그의 상사 도준영과 바람을 피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결국 동훈에게 솔직한 사과를 한다. 비록 그녀의 행동은 용서받기 어려운 것이었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태도에서 ‘어른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⑤ 지안의 할머니 – 사랑을 기억하는 어른
▶ 대표 장면: 요양병원에서 지안에게 잘살는게 보답하는 거라고 수화로 대화하는 장면
이지안의 할머니(손숙)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거동도 불편하지만, 지안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 지안은 그런 할머니를 돌보며 살아왔고,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긴다. 마지막 순간, 할머니가 지안을 향해 힘겹게 손을 흔드는 장면은 말이 필요 없는 감동을 준다. 비록 몸은 쇠약해졌지만, 끝까지 사랑을 잊지 않는 모습은 좋은 어른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품어주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⑥ 정희네 단골 손님들 – 평범한 삶을 함께 버티는 어른들
▶ 대표 장면: "우리도 언젠가 잘 살 날이 오겠지?"
정희(오나라)가 운영하는 술집 ‘정희네’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공간이다. 특히 정희네를 자주 찾는 단골 손님들은 비록 성공한 삶과는 거리가 멀지만, 묵묵히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어른들이다. 이곳의 주요 단골들은 박동훈 삼형제뿐만 아니라, 동네 친구들인 송기범(안승균), 박상태(정재성), 최유라(류선영) 등이 있다.
2.《나의 아저씨》, 사랑이 아닌 더 깊은 연대를 그리다
①"한번 안아봐도 돼요?" – 이지안의 질문이 의미하는 것
첫 번째 – 버티기 힘든 삶 속에서의 작은 위안
지안은 늘 홀로 살아남아야 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세상을 견뎌왔다. 그녀가 처음으로 박동훈에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그것은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단 한 번이라도 ‘온전한 이해와 위로 속에서’ 받아들여지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박동훈은 가만히 바라볼 뿐, 그녀를 안아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안은 그 순간, 자신이 거절당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따뜻한 시선 속에서 이미 충분한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 감정의 완결
새로운 출발 드라마 후반부에서 이지안은 다시 한 번 “한번 안아봐도 돼요?”라고 묻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르다. 처음 이 질문을 던졌을 때는 절박함이 있었다. 삶에 대한 피로와 외로움이 가득했던 시절, 지안은 온전한 위로를 바랐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박동훈에게 같은 질문을 던질 때 그녀는 더 이상 절박하지 않다.
이는 박동훈이 지안에게 보내는 마지막 응원이며, 더 이상 그녀가 자신을 지탱해줄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의 표현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포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지안은 더 이상 ‘살기 위해’ 누군가에게 매달리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성장했고, 이제 혼자서도 나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동훈의 따뜻한 포옹은 그녀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불안과 외로움을 덜어주는 작은 선물과도 같다. 즉, 처음에는 거절당했지만, 마지막에는 안아줌으로써 지안의 성장이 완성되고 관계가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것이다.
② 사랑이 아닌 ‘연대’의 이야기
드라마는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랑보다 더 깊고 본질적인 관계를 그린다. 박동훈은 지안을 연인처럼 대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킨다. 지안은 박동훈을 통해 처음으로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존재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은 연애가 아니라 ‘어른으로서의 성장’이다.
이 드라마가 러브라인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이 이야기는 연애보다 더 깊은 치유와 연대, 그리고 인간적인 구원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3. 이선균, 깊고 따뜻한 목소리의 기억을 남기고

어떤 배우는, 한 시대를 대변한다. 어떤 배우는, 한 편의 작품을 빛낸다. 그리고 어떤 배우는, 그저 그의 존재 자체로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이선균은 그런 배우였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 그냥 듣기 좋은 저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감싸 안는 울림이 있었다. 마치 한겨울 찬 바람 속에서 우연히 손에 쥐어진 따뜻한 종이컵 같은, 그런 위로였다.
“나의 아저씨” 속 박동훈.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남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던 남자. 불의를 보고도 쉽게 행동할 수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가장 인간적인 선택을 하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았던 사람. 그를 연기했던 이선균은, 단순히 대사를 읊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삼았다. 그의 눈빛, 그의 작은 표정, 그의 멈칫하는 순간들까지도. 그는 연기를 했던 것이 아니라, 그가 곧 박동훈이었다.
그러나 스크린 속 모습뿐 아니라, 인간 이선균 역시 우리가 기억하고 싶어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동료들은 그를 ‘진심이 담긴 사람’이라 불렀고, 후배들은 그를 ‘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라 했다. 카메라 앞에서든 뒤에서든, 그는 늘 그랬다.
그리고 이제, 그는 우리 곁에 없다.
우리는 슬프다. 안타깝다. 그러나 그를 떠나보내며, 그의 마지막 순간을 바라보며, 그가 느꼈을 고통을 짐작하며, 그가 홀로 버티었을 순간들을 떠올리며, 무엇이 그를 이토록 외롭게 만들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선균은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모든 순간들은 영원할 것이다. 그가 남긴 박동훈이, 그가 남긴 구경장(끝까지 간다)이, 그가 남긴 최연강(화차)이, 그가 남긴 레스토랑의 쉐프(파스타)가, 그리고 그가 남긴 모든 시간이,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이선균,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좋은 배우였습니다. 부디, 이제는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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