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영화 속 커피 - 헤이트풀 8(The Hateful Eight, 2015)
영화 헤이트풀 8(The Hateful Eight, 2015)에서 등장하는 '커피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영화 속에서는 원두를 갈아서 끓여 먹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그 당시에는 커피를 어떻게 끓였을까?
1.당시 서부 개척 시대 커피의 재현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는 커피가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특히 카우보이와 개척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영화 속 커피는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의 리얼리즘을 살리기 위해 철저히 고증되었다. 촬영 당시 19세기 스타일의 커피 포트와 손으로 간 원두를 사용했으며, 실제로 그 시대 사람들이 즐겼던 방식으로 커피를 끓였다. 영화 속에서는 난로 위에서 커피를 끓이는 장면이 등장하며, 촬영 현장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준비된 커피가 제공되었다. 배우들은 촬영 중 진하고 거친 카우보이 스타일의 커피를 실제로 마셨다. 특히 커트 러셀과 사무엘 L. 잭슨은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 내내 이 커피를 마셨다고 전해진다.
2. 카우보이 커피(Cowboy Coffee) 방식
👉 이 방식은 간단하지만 상당히 진하고 쓴맛이 강한 커피를 만든다. 당시 서부 개척민, 카우보이, 마차 여행자들이 가장 흔하게 사용한 방식이었다. 실제로 촬영 당시, 19세기 스타일의 주전자와 커피 끓이는 방식(카우보이 커피 방식)을 그대로 사용했다.
1 재료 및 도구
■ 커피 원두: 당시에는 이미 갈아진 커피가 아니라 통 원두(Whole Beans)를 사서 직접 갈아서 사용했다.
■ 커피 그라인더: 손으로 돌리는 수동식 그라인더를 사용해 거칠게 갈았다.
■ 주전자(커피 팟, Coffee Pot): 주로 주석이나 철제로 만든 포트.
■ 물: 냇물이나 우물에서 길어와 사용.
2 끓이는 방법
■ 물 끓이기: 주전자에 물을 넣고 모닥불 위에서 끓인다.
■ 커피 추가: 끓는 물에 거칠게 간 커피를 직접 넣는다.
■ 약한 불로 유지: 커피를 넣고 몇 분간 더 끓여 커피의 풍미를 우려낸다.
■ 침전물 가라앉히기: 가루가 가라앉도록 불을 끄고 1~2분간 기다린다.이때 달걀 껍데기를 넣어 커피 가루를 뭉치게 하거나, 찬물을 살짝 부어 가라앉히기도 했다.
■ 따라 마시기: 그대로 컵에 따라 마시는데, 바닥에 남은 커피 가루는 조심히 피했다.
3. 퍼콜레이터 커피(Percolator Coffee) 방식
👉 1880년대 이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퍼졌으며, 이 방식은 카우보이 커피보다 부드럽고 덜 거친 맛이 난다. 하지만 영화 속 시대(1860~70년대 추정)에는 아직 퍼콜레이터가 대중화되기 전이므로, 카우보이 커피 방식이 더 유력하다.
1 퍼콜레이터란?
커피를 끓이면서 증기가 올라가서 원두 위로 스며들며 추출하는 방식. 오늘날 가스 스토브용 퍼콜레이터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당시는 모닥불 위에 올려놓고 사용했다.
2 끓이는 방법
■ 퍼콜레이터에 물을 넣고 불 위에 올린다.
■ 필터 바스켓에 중간 정도로 간 커피를 넣는다.
■ 물이 끓으면서 증기압이 올라가 커피를 추출한다.
■ 커피가 완전히 우러나면 컵에 따라 마신다.
🎬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는 커피에 독이 섞이는 장면이다. 미니의 가게에서 제공되는 커피가 영화 내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등장인물들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오는데, 이는 관객에게 커피가 단순한 음료처럼 보이도록 속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마지막 2막에서 커피가 독살 트릭의 핵심이 되며,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존 루스(커트 러셀)가 독이 든 커피를 마신 후 피를 토하는 장면은 영화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 놓는다. 이 장면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서스펜스 연출이 극대화된 부분이다.
👉 커피를 마시며 영화보다 '커피마시고 분수처럼 피를 뿜은' 장면에 깜놀했다. 😅